국립재활원의 특성을 반영하는 재활의학·연구 등 국민의 관심과 시사성 있는 내용을 통해 재활환자 뿐만 아니라 전국민에게 제공하여 국가 중앙재활기관으로서 위상정립 및 국립재활원 인지도를 향상시키고자 기획연재를 게재합니다. - 웰페어뉴스에서는 국립재활원에서 연재하고 있는 ‘재활의학 연구 등 기획연재’ 내용을 함께 보도합니다. - |
우리나라 재활의료 전달체계에서 권역별 재활병원의 역할
국립재활원 공공재활의료지원과장 김 완 호
우리나라 재활의료 전달체계의 현황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장애범주가 확대되면서 우리나라의 장애 인구와 재활의료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재활의료는 상급병원에서 급성기 처치를 마친 이후 종합병원과 병원, 요양병원에서 신체기능을 회복하고 사회복귀를 준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재활전문병원이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 등 외국과는 달리, 국내에는 수가체계의 문제 등으로 인해 재활전문병원 제도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고 그 기능이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 등으로 분산되어 있다.
특히 주목해야할 점은 요양병원에서의 전문재활치료가 시행되고 있다는 점으로서 장기간 입원치료의 이점, 재활치료가 포괄수가의 예외에 해당된다는 점 등으로 인해 요양병원이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는 전문재활치료의 주된 기관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는 복지부 인증 재활전문병원 10개 기관 중에서도 2개 기관이 요양병원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 재활의료서비스 체계에서 정리가 필요한 부분은 장애발생 후 포괄적 재활의료서비스가 공급되지 못해 환자의 입원기간이 장기화되고 과중한 의료비 부담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전체치료기간의 단축을 위해서는 장애발생 초기 집중적인 재활치료서비스 공급이 이루어져야 하나, 수가체계의 문제로 상급병원에서 수요자가 만족하는 수준의 재활치료서비스 공급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사회복귀프로그램 등 사회적응프로그램의 부족으로 인해 재활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환자들이 실제 가정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편안한 병원을 다시 찾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또한 퇴원 후에도 지역사회 내에서 지속적인 재활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나, 장애인 복지관, 지역 보건소 등과의 연계 부족으로 퇴원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재활 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재가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 또한 부족하여 퇴원 후 환자가 지역사회 재활을 시도하기보다 요양병원 등에 재입원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은 실정이다.
그리고 재활의료서비스의 경우 효과적 치료를 위해서는 장애유형과 장애발생 시기, 환자의 사회적 환경 등에 대응한 맞춤형 의료서비스 제공이 요구되나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현재 재활의료서비스 공급체계가 가장 수요가 많은 뇌병변 및 지체 장애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어 여타 유형의 장애에 대해 효과적인 재활치료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고도의 척수손상 장애, 외상성 뇌손상 장애, 소아청소년 장애의 경우 수익성 부족으로 민간에서 공급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재활의학과 이외의 분야와 협진이 필요한 재활서비스의 경우도 재활병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병원 및 요양병원에서 효과적인 재활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권역재활병원의 위상과 역할
이러한 재활의료의 현황을 토대로 권역재활병원은 전문재활의료를 통한 성공적인 지역사회 복귀를 그 비전으로 하여,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지역거점 권역재활병원으로서 전문재활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추진전략의 효과적 시행이 요구된다.
첫째, 재활의료전달체계 연계체계 구축과 연계이다.
재활의료전달체계 구축과 일관된 정책의 유지를 위해 보건복지부 및 국립재활원과 권역재활병원 간의 연계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보건복지부는 정책결정 및 사업방향을 제시하며, 국립재활원은 사업 총괄, 세부실천계획 및 지침 마련, 실적 평가 등 통합조정관리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권역재활병원은 공공재활프로그램 사업 수행 및 지역사회 재활의 중추적 수행기관의 역할 맡는 것이다.
이러한 연계체계의 활성화를 위해 권역재활병원운영발전위원회 정례화 및 실무위원회 구성 등 상시적 의사소통체계의 마련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권역재활병원을 중심으로 6개 권역별 재활의료 네트워크 구축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권역 내 장애인 의료재활시설, 보건소의 지역사중심 재활사업 수행주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권역재활병원 퇴원 환자에 대해 지역사회 재활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하며, 지역사회 장애인의 상태에 따른 맞춤형 재활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전문적, 지속적 재활의료서비스의 공급이다.
권역재활병원은 재활전문병원으로서 전문재활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후천적 장애발생 초기에 고강도의 집중적인 재활치료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신체적 장애의 최소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애발생 후 회복기에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재활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입원기간을 줄이고 추가 의료비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문재활치료서비스 제공과 함께 장애유형 및 중증도와 시기에 따라 제공해야 할 서비스를 표준화·체계화함으로써 회복기 재활의료서비스를 차별화하여 환자들이 재활전문병원이 일반병원과는 다른 전문성을 가지고 있음을 느끼게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전문재활치료서비스와 함께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진정한 포괄적 재활의료서비스를 공급해야 한다. 장애발생 후 사회적응 준비의 부족으로 퇴원 후 재입원을 반복하는 일을 없애기 위해서는 퇴원환자를 대상으로 일상적 환경 및 학교, 직장에 대한 적응프로그램을 시행함으로써 사회복귀를 지원해야 할 것이다.
셋째, 권역별, 유형별 특화된 재활의료서비스 공급이다.
장애유형별로 다양한 재활의료서비스 공급이 요구되나, 현재는 주요한 장애유형 위주로 재활의료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어 효과적인 재활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미국의 특수재활센터(Special Rehabilitation Unit)의 사례와 같이 장애유형별로 특화되고 전문화된 재활치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권역별 재활병원이 수행해야 한다. 즉, 척수손상 재활센터, 소아아동 재활센터, 외상성 뇌손상 재활센터 등을 권역별로 특성화하여 건립한 후 환자 이송체계를 갖춤으로써 장애유형별 맞춤형 재활의료서비스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넷째, 연구 및 교육기능 강화가 필요하다.
전문재활치료서비스의 표준화·체계화와 유형별 맞춤형 재활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장애상태 전문 평가도구 개발 및 치료모델 개발·보급이 이루어져야 하며, 기초연구 등을 통해 장애의 원인, 효과적인 치료방법, 예방 방법 등의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권역재활병원을 중심으로 재활의료인력 전문교육체계 구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권역 내 의료재활시설, 보건소, 지역사회 재활시설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국립재활원과 협력하여 재활의료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주기적 교육 및 재교육을 통하여 최신 재활의료 기술이 전파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신규 재활의료 전문인력에 수련 및 연수과정을 제공하여 재활 전문 간호사 인력이 양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맺음말
재활의료서비스 기반 확충을 위해 6개 권역별로 지난 2006년부터 추진해 온 재활병원 건립 사업이 이제 그 결실을 보고 있다. 2010년 경인의료재활센터, 2011년 영남권역재활병원이 개원한 데 이어, 호남, 강원, 충청 권역재활병원이 2012년 말까지 개원하였고 2013년 마지막으로 제주 권역별 재활병원이 개원하였다.
권역재활병원은 본래 재활의료서비스의 양적 기반 확충을 주요 건립 목적으로 하였으나, 건립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민간재활의료서비스 공급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증가하여 단순 재활병원 건립과 병상 수 확충만으로는 당초 의도한 공공성을 쉽게 확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변화하였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권역재활병원은 단순한 권역별 병상 수 확충이라는 양적 의미를 넘어 전문재활의료서비스 제공이라는 질적 의미로 다가서야 할 것이다. 즉, 권역별 거점재활병원으로서 지역사회에 필수적인 전문재활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전문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권역재활병원은 이용자 개인의 성공적인 지역사회 복귀와 함께 국가 전체적으로도 국민 건강 증진을 통해 재활의료 전달체계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웰페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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