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은 위험한 존재, 호신술 배워야 한다”?
특수교육보조인력 처우 개선 위한 토론회, 장애학생 인권침해로 얼룩져 학부모들 “이번 기회에 드러난 인식은 저급 그 자체”… 민주노총 시인·사과
장애학생의 학업을 보조하는 특수교육보조인력들이 자신들의 권리 증진을 요구하는 ‘특수교육지도사 정책토론회’에서 장애학생들의 인권을 짓밟는 행동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장애학생 부모와 특수교육보조인력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특수교육보조인력들의 처우 개선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는데, 엉뚱하게도 화살은 장애학생에게 돌아갔다.
▲ 토론회가 열린 국회 회관에 특수교육보조인력들이 장애학생에게 맞아 생긴 상처를 담은 사진이 전시됐다. |
전국특수학교학부모대표자협의회(이하 전국특협)에 따르면, 토론회가 열린 국회 회관에는 특수교육보조인력들이 장애학생에게 맞아 생긴 상처를 담은 사진이 전시됐다.
사진 옆에는 ‘아이들과 함께 하다보면 돌발사태가 많이 일어나서 많이 다친다’, ‘경기도 한 학교에서는 아이가 앉았다 일어나면서 선생님 입과 부딪혀 앞니 4개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글귀가 적혀있다. 즉, 장애학생을 ‘위험 대상’으로 묘사했다.
뿐만 아니라 특수교육보조인력들은 ‘위험수당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가하면, 사진을 확인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장애학생들이 너무 위험하니 특수교육지도사들에게 호신술을 가르쳐야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토론회 발표에 활용된 자료집 및 PPT(PowerPoint)에는 하의를 벗고 있는 한 장애여학생의 모습이 얼굴과 주요 부위만 가려진 채 그대로 실렸다.
이에 대해 토론회 주최 관계자들은 “장애학생의 배변처리를 도와주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개제됐다.”고 해명했으나, 토론회에 참석한 장애학생의 부모들은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분개했다.
서울특수학부모협의회 김남연 회장은 “특수교육보조인력이 생긴지 10년이 넘었고, 그동안 특수교육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인정함과 동시에 “긴 세월 동안 특수교육보조인력의 장애학생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저급한지는 몰랐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알게 돼 충격 그 자체.”라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어 “중증장애로 인해 자율적인 배변처리가 불가능한 장애학생들을 ‘더럽고 불결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장애학생들의 교육권 보장을 위한 특수교육보조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과도한 직무와 적은 보수 등 낮은 처우에 항상 마음이 불편했는데, 이번에 드러난 의식수준은 배신감까지 들게 만든다.”며 사과 및 관련자 징계를 촉구했다.
전국특협은 20일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방문차 민주노총을 찾았다. 전국특협은 ▲위험수당, 호신술 발언 사과문 등 신문에 게재 ▲정책토론회 관련 책임자 문책 ▲임의로 사용하고 있는 ‘특수교육지도사’ 명칭을 법적 명칭 ‘특수교육보조인력’으로 통일시켜 명명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이번 사건을 전부 시인하고, 위와 관련된 사과문을 전국특협에 제출했다.
사과문에는 호신술 발언을 한 민주노총 관계자가 ‘호신술 발언은 예측할 수 없는 돌발상황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들은바 있어, 토론회 자리에서 생각나서 발언한 것이다. 다시 한 번 사려 깊지 못한 발언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지난 10여 년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차별받아 왔던 마음이 표현되는 첫 토론회였다. 표현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학부모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귀 단체에서 지적해 준 사항을 계속 곱씹어 생각하겠다’고 표명했다.
한편, 전국특협은 이번 사과와는 별개로 신문에 공개사과 개제를 요구했고, 위와 관련한 사항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 상황이다.
출처 : 웰페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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