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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출근전 갈등 ‘고조’… 전장연, 릴레이 ‘삭발 투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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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2-03-3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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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출근전에 대한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장애계가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삭발 투쟁’에 돌입했다.


또한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의 ‘갈라치기’ 발언에 대해 사과와 반성을 요청했다.

29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경복궁역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에 장애인권리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청하는 삭발 투쟁을 시작했다.

앞서 전장연은 장애인권리보장 예산 반영,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촉구하며 지하철 출근전을 이어갔다. 그 결과, 지난 29일 인수위 사회문화복지분과 임이자 간사가 방문해 시위에 대한 조속한 해결과 실효성 있는 정책 반영 등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장애계는 지하철 출근전을 멈추고, 장애인의 날인 다음달 20일까지 인수위에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하는 릴레이 삭발 투쟁의 서막을 알렸다.

전장연은 “이번 문제는 장기적으로 검토해야할 문제가 아닌, 지금 당장 해결해야할 부분.”이라며 “장애인권리예산은 추경 예산안과 내년도 예산안이 포함돼 있다. 기획재정부에서 보통 4월까지 내년도 예산 가이드라인을 잡는 만큼, 이때까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면 또 다시 무시됐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수위가 반드시 다음달 20일까지 답을 줄 것을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전장연은 지속적인 목소리를 내며, 장애인 당사자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이어왔다. 그 일환으로 매일 아침 지하철 출근전을 진행,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권리예산 반영 등의 필요성을 알려왔다.


더불어 장애인권리보장법 등 장애인권리·민생4법에 대한 제·개정을 촉구하며, 차기 정권에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의 SNS 글이 갈등의 불을 지폈다.

지하철 출근전을 ‘부조리’라고 갈음하며, 장애·비장애인을 ‘갈라치기’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이 대표는 “아무리 정당한 주장도 타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해 가면서 하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정치권과 장애계는 책임 있는 사과를 촉구했다.

지난 28일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지하철 출근전 현장에 방문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써 책임을 느낀다. 적절한 단어 사용이나 소통으로 마음을 나누지 못해 정치권을 대신해 사과한다.”며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일 때문에 불편을 겪게 해서 죄송하다.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닌 조율하고자 경청하며 소통하겠다.”고 뜻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9일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헌법이 정한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지 못한 정부와 정치권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오히려 차별받는 장애인에게 뒤집어 씌웠다.”고 질타했다.


이어 “교육에서도 차별받지 않아야 하고, 시설보다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어야 하고, 비장애인과 동일한 생활을 할 수 있게 지원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며 “장애인차별과 이동권 문제는 정치인이 할 일을 안 해서 발생한 문제.”라며 “정치가 책임져야 할 문제를 장애인에게 떠넘기는 행위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같은날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성명을 통해 “정치인으로서 이준석 대표의 대안 없는 비난은 잘못.”이라며 “지금은 어느 정권, 어느 시장 시절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라 21년이 지난 지금도 장애인의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정치인으로서 책임 있게 대안을 제시할 때.”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보장하는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위해 어떠한 조치를 강구해야 하는지, 무엇이 장애인에 대한 혐오인지 자숙하며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투쟁 방식에 대한 반론도 이어졌다.

지난 29일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불법·강경투쟁, 장애계 제 살 깎아 먹는 일’이라며 지하철 출근전을 ‘과격시위’로 규정했다.

이들은 “전장연의 장기간 국민을 볼모로 한 각종 불법시위가 그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들이 전체 장애인을 대표하는 단체가 결코 아님에도 불법, 강경투쟁으로 장애인은 물론 장애인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해 온 전체 장애인단체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엄중한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시위는 멈춰 달라. 정당성 있는 과정을 통해 우리 호소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장애계, 그리고 정치권은 국민들이 눈살 찌푸리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점차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은 ‘갈라치기를 통한 혐오 선동’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박 이사장은 “우리는 대한민국 장애인들의 투표로 권한이 위임되지 않았기 때문에, 장애인들의 대표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단지, 전장연은 장애인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우리의 노력을 폄하하지 말라. 하나의 방법론을 가지고 이런 방식으로 갈라치기 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 그리고 그 기다림으로 장애인권리보장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장애인도 출근길 지하철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세상, 더 이상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지를 다졌다.

삭발 투쟁에 동참한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회장은 “우리는 단순히 개인의 이익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이 살기 좋은 세상은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이라며 “우리는 이를 위해 투쟁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윤석열 당선인이 당사자의 권리를 예산으로 보장하라는 것이 우리들의 요구.”라며 “인수위의 원론적인 답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삭발로써 투쟁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아울러 “21년간 목소리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안타깝다.”며 “지금까지의 기다림을 바탕으로, 계속해 장애인 당사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전장연은 혜화역으로 자리를 이동, 장애인권리보장 예산의 필요성을 알리는 승강장 출근 캠페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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